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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리포트] 기후환경회의 주최한다며 난개발 부추기는 이율배반 여수시

[최병성 기자]

▲  해안가 숲을 쥐파먹듯 펜션들이 들어선 여수 돌산도
ⓒ 최병성

향일암으로 유명한 여수 돌산도가 흉물스런 누더기로 전락하고 있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는 펜션과 모텔, 리조트 이름을 단 건물들이 차지했다. 바닷가뿐만이 아니다. 급경사 산지와 심지어 산 정상 부위도 막개발 천지가 되었다. 마치 쥐가 파먹은 듯하다.동행복권파워볼

▲  해안도로변뿐만 아니라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는 산 정상부위까지 막개발이 진행 중이다.
ⓒ 최병성

해안도로 주변 바닷가엔 암반을 깎고 옹벽을 쌓아 건물들이 위태롭게 줄줄이 들어섰다. 자동차로 달리며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바라보던 풍경들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  급경사지의 해안가 절벽 위에 펜션들이 들어서며 위태로움을 연출하고 있다.
ⓒ 최병성

경기 용인, 양평, 남양주 등 수도권에서는 서울의 비싼 집 대신 정원 있는 내 집을 마련한다는 타운하우스 난개발이 유행이고, 여수 돌산도에서는 관광객들의 숙박을 위한 펜션과 모텔 난개발이 한창이다. 돌산도는 특화경관지구이자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막개발 앞에서 초토화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돌산도의 심각한 난개발 제보를 받고 달려간 지난 11월 4일, 급경사 진 해안가 산림의 나무를 밀어내는 포클레인을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  경사진 돌산도 해안가 숲을 밀어내는 현장
ⓒ 최병성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다

돌산도가 망가지기 시작한 건 최근 몇 년 전부터다. 관광객들이 여수의 돌산도를 찾는 이유는 해안 경관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지금 여수 돌산도에서 벌어지는 막개발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은 행위다. 이렇게 막개발로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다 망가트린 후에도 관광객이 찾아올까?

SNS에 돌산도의 난개발 사진 한 장을 올리자 반응이 뜨거웠다.

“맞아요, 지난해에 여행 갔다가 질겁했었어요.”
“돌산도가 저렇게 망가진 게 최근에 집중됐어요. 돌산도에 이어 백야도 쪽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완벽히 망가뜨려야 끝날 것 같습니다. 저러면 도시민들이 외면하겠지요.”
“앞에 아름다운 푸른 바다 빛과 대비되어서 너무 끔찍합니다.”
“멈추세요. 그것이 살길입니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아요.”

심지어 한 대학 교수는 “여수 정 떨어집니다. 엑스포 이후 점점 심해지나 봅니다. 망가진 것 보고 다신 안 가기로 했는데…”라며 날로 심각해져가는 여수 난개발을 안타까워했고, 전국을 돌며 지역별 사진 촬영을 하는 한 사진작가는 “여수의 난개발이 너무 심해 사진을 10장도 찍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여수시지만, 이미 곳곳이 파헤쳐져 아름다운 경관을 찍을 만한 곳이 없다는 뜻이었다.

방관하는 여수시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해치는 난개발이 곳곳에 벌어지다보니 불법적인 막개발도 일어나고 있다. 돌산도 평사리에는 아름다운 해안가 소나무 숲을 싹 밀어버리고 ‘예술랜드’라는 리조트가 들어섰다.

▲  돌산도 해안가 숲을 싹 밀어내고 리조트가 들어섰다. 건축물들이 해안가 절벽에 위태롭게 들어섰고, 해수면과 인접하여 카페가 건축 중이다. 해안가 산책로를 만든다며 갯바위에 시멘트를 들이 붓는 불법 공사를 했다.
ⓒ 최병성

예술랜드는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한 해안데크’를 설치한다며 지난 4월 여수시로부터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아 해안데크 설치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지난 8월 태풍 ‘마이삭’으로 해안데크가 파손되자 해안가 갯바위에 시멘트를 들이붓고 바닷가 산책로를 만드는 불법 공사를 했다. 또 예술랜드 바로 옆에 위치한 소미산 정상까지 불법적인 길을 내며 숲을 망가트렸다.

▲  바닷가 산책로를 만든다며 갯바위에 시멘트를 들이 붓는 불법 공사가 이뤄졌다.
ⓒ 최병성

예술랜드는 소미산 정상에 동백 숲을 조성한다며 여수시로부터 지난 3월 폭 3m, 길이 870m의 작업로 공사를 위한 ‘산지 일시 사용’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폭 3m가 아니라 무려 10m가 넘는 불법 도로를 개설했으며, 심지어 30m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 이로 인해 산림 1.7ha가 무단으로 훼손했다.

▲  동백나무를 심는다며 산정상까지 불법 도로를 개설했다. 사진 좌측 아래에 갯바위에 시멘트를 들이 부은 예술랜드가 보인다.
ⓒ 최병성

여수시 홈페이지에는 소미산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소개하고 있다.

소미산은 돌산도의 8대산 중의 하나이며, 남쪽 무술목을 사이에 두고 대미산과 마주보고 있다. 임진왜란의 전적지의 일부이다. 산 전체의 경사가 가파른 편이며, 산 동쪽 해안 일대에는 암석 해안이 발달해 있다. 부근 북쪽에는 풍광이 수려한 무술목 해수욕장이 있다…파워볼게임

여수시의 설명과 같이 소미산은 높이 208m의 경사가 가파른 암반으로 이뤄진 산이다. 예술랜드가 정상까지 구불구불 길을 낸 것 역시 가파른 경사이기 때문임을 보여준다.

이미 울창한 해안가 산 정상에 동백나무 조성이 과연 타당한 사업이었을까? 돌산도 8대산 중 하나이고 급경사의 가파른 암반 산지에 임시 도로 개설 허가를 준 여수시의 잘못된 행정이 불법공사를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5일, 여수시는 뒤늦게 예술랜드의 불법 산림훼손과 인근 갯바위 무단 훼손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훼손된 산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을 뿐 아니라, 갯바위에 시멘트를 들이 부은 공유수면 훼손 행위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으며, 만약 원상복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고발·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갯바위에 들이 부은 시멘트가 과연 자연 훼손 없이 원상복구가 가능할까. 또 수 십 년 자란 나무들을 잘라내고 암반을 무차별로 훼손한 급경사 산지의 폭 10m의 길을 어떻게 원상복구 한다는 말인지 의문이다.

기후환경회의 유치한다면서…기후위기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저지대 도시와 건축물 침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날로 강해지는 태풍이 점점 더 잦아지고, 파도 역시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해안가 절벽에 건축물을 짓는 게 안전할까. 지금 한창 건축 중인 카페 건축물은 거의 바다 수면 높이와 큰 차이가 없다.

▲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이 상승되고 있는데, 해수면 가까이 건축물을 인허가해준 여수시와 영산강지역환경청이 난개발과 재난을 부추기는 꼴이 된 것이다. 재난을 부르는 건축 인허가 기준이 강화되어야 한다.
ⓒ 최병성

태풍 마이삭에 날아간 예술랜드의 해안데크는 앞으로 닥칠 재난의 경고에 불과하다. 기후 위기와 급경사의 지형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자의 무리한 설계와 이를 허가한 여수시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합작하여 돌산도의 경관 훼손을 초래한 것이다. 앞으로 어떤 재난이 벌어질지 심히 우려스럽다.파워사다리

난개발을 방치 중인 여수시는 놀랍게도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공동 유치를 전남 5개 시·군(여수, 순천, 광양, 고흥, 구례), 경남 5개 시·군(진주, 사천, 남해, 하동, 산청)과 함께 추진 중이다. 여수시가 메인 행사인 총회를 개최하는 등 중심 역할을 맡았다.

여수시는 최대 규모의 국제 환경회의인 COP28을 통해 여수의 수려한 관광자원을 전 세계에 홍보하여 여수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로 삼겠다며, COP28 유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월 30일엔 여수시 베네치아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전 환경부 차관인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을 초대하여 ‘COP28 전략체계 개발을 위한 탄소중립 시대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열었다. 이 자리엔 권오봉 여수시장과 주철현·김회재 국회의원, 전남도·여수시의회, COP28 유치 특별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했다.

또 여수시는 지난 10월 27일부터 3일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시민 41명을 대상으로 COP28 활동 강사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이밖에 기후보호주간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COP28 유치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는 198개 회원국 정상급 대표와 지방정부, 기업, 비정부기구 관계자 등 2만여 명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다. 만약 그들이 여수에 와서 바다가 보이는 자리마다 누더기처럼 파헤쳐지고 펜션들로 가득한 모습을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결국 아름다운 바다와 숲을 파괴하는 이율배반적인 부끄러운 행정을 전 세계에 알리는 꼴이 될 것이다.

▲  해안가 절벽 위에 펜션들이 자리하고 있다
ⓒ 최병성

여수시가 진정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를 원한다면, 여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파괴하는 막개발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더 이상의 난개발이 진행되지 않도록 올바른 대책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여수시가 지닌 아름다운 바다 경관은 잘 관리하도록 여수시에게 맡겨진 것이지, 지역 경제라는 이름으로 마구 파헤쳐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

있으나 마나한 경관법지난 2017년 5월 17일, 정부 8개 부처는 국토경관의 미래를 위해 국토경관헌장을 제정하며 경관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 바 있다.

[대한민국 국토 경관 헌장]

국토를 가치 있게, 국민을 행복하게, 미래를 아름답게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와 섬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국토는 우리 삶의 터전이자 정신과 문화의 뿌리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고유한 역사를 가진 마을과 도시를 형성하면서 자연과 어우러진 국토경관을 만들어 왔다.

국토 경관은 모두가 잘 지키고 발전시켜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공공 자산이다. 우리는 지난 경제 성장 과정에서 경관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다. 이에 국토 경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 널리 알리고자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추구한다.
우리는 경관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보전하며 활용한다.
우리는 주민과 함께 지역 특성을 살린 다양한 경관을 가꾼다.
우리는 국토 경관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확산한다.
우리는 국제교류를 통해 대한민국 국토경관을 세계에 알린다.
이상에서 밝힌 다짐을 실천하여 국민에게는 행복을, 다음 세대에게는 희망을 주는 품격 있는 대한민국 국토 경관을 만들어 나아간다.

이처럼 멋진 말로 대한민국 국토 경관 헌장이 명문화 되어 있으나 아무 구속력이 없는 구호에 불과하다. 이미 2007년에 경관법이 제정되었지만 경관법은 각종 개발법의 하위법으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특화경관지구이자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여수 돌산도의 현재 모습은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는 비단 여수만의 일은 아니다.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전국 해안가마다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있다.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해안가 급경사 절벽에 콘크리트 옹벽을 쌓고 건축물들이 들어섰다.
ⓒ 최병성

덧붙이는 글 | 해안 경관을 파괴하는 난개발 대책이 나올 때까지 여수시 난개발 현실을 계속 보도하겠습니다.

[인터뷰]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
“이명박·박근혜 사면하는 게 옳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듯”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는 계속되는 전직 대통령 잔혹사에 대해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자각이 있으면 좋겠다”며 “전직 대통령이 참담한 말로를 맞지 않는 게 우리나라 정치 발전의 한 척도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는 계속되는 전직 대통령 잔혹사에 대해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자각이 있으면 좋겠다”며 “전직 대통령이 참담한 말로를 맞지 않는 게 우리나라 정치 발전의 한 척도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우리나라의 ‘불행한 전직 대통령들’은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주제였어요. 제가 두 대통령을 모셨는데, 특히 노무현 대통령만큼은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다음에 대통령 하겠다는 분들이 자문을 구하면 이 말씀부터 여쭤봤어요. ‘그렇게 불행하게 안 될 자신이 있느냐, 왜 불행하게 됐는지 생각해봤느냐.’ 제대로 대답해 주시는 분이 없었어요. ‘나는 그렇게 안 될 수 있다’, 그런 대답은 못 들어봤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횡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돼 재수감된 다음 날인 지난 3일, 라종일(80) 가천대 석좌교수를 만났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반복된 우리 대통령들의 참담한 말로에 대해 고민한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이란 책을 최근 펴낸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김대중정부에서 국가정보원 해외·북한담당 제1차장과 영국 대사를 지냈고, 노무현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 일본 대사를 역임했다.

4년째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다시 동시에 영어의 몸이 된 상황은 대통령 개인에게도 불행이지만 존경할 만한 전직 대통령 한 명 갖지 못한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불명예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자랑스럽지 않은 ‘대통령 잔혹사’를 끊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라 교수와 전화와 메일로도 추가 질문과 답을 나눴다.

-영국 대사 시절 일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직후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귀국하라고 전화가 왔어요. 친한 현지인 몇 분과 자리를 만들었는데, 한국 대통령은 거의 예외 없이 끝이 좋지 않으니 거기 휘말리지 말고 대사를 계속하다가 학교로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만류하는 거예요. 정말 그랬구나, 새삼 충격을 받았습니다. 권위주의 정부, 군사정권의 대통령이 불행한 건 이해가 되죠. 민주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여겼는데 그 이후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모두 불행해지는 걸 보면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대통령의 비극이 한국 정치의 특징이 돼버린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권력욕, 일가의 비리 같은 개인적인 요인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측근들의 잘못도 있지요. 톨스토이가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고 했어요. 대통령마다 불행한 원인이 다 달랐지만, 모두 끝이 불행했어요. 이승만 대통령은 망명지에서 돌아가셨고, 박정희 대통령은 측근에게 살해당했고,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모두 감옥에 갔지요.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들은 감옥에 가지 않았지만 자손들이 감옥에 갔고,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적어도 자신들이 수행했던 정책 때문에 불행했던 건 아닌 듯합니다.”

2003년 3월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라종일(왼쪽에서 두 번째)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DB
2003년 3월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며 라종일(왼쪽에서 두 번째)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DB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 이후는 다르리라 생각했다고 하셨는데, 가까이에서 지켜보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떠셨나요.

“노무현 대통령은 늘 시골로 은퇴해서 편안하게 살겠다고 했는데 결국 그렇게 안 됐어요. 일가의 뇌물 수수 의혹이 있었지만 다른 원인도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본인은 시골로 내려가면서 정치와 멀어졌다고 하지만 뒤에 정권을 잡은 사람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거죠.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생각하고, 그 권력이 위협이 된다고 느끼고.”

-정권이 바뀌면 되풀이되는 문제라는 말씀인가요.

“이명박 대통령만 그런 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역시 그랬어요. 같은 진영 내에서 정권이 이양됐는데도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 승인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전직 김대중 대통령에게 심한 타격이 됐어요. 김대중 대통령이 후임자를 의식해서 동교동계를 자진 해체했는데 상당수 측근들을 사법처리 했어요, 조금 무리하게까지. 대부분 무죄였거나 항소를 안 하는 조건으로 사면을 받았어요. 그리고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만들었지요. 새 정부가 전 정부 책임자들을 사법처리하는 건 전제 정치나 봉건 시대에나 있는 현상이죠. 마치 옛날에 왕조 하나가 무너지고 다른 왕조가 서면 그 전 왕조의 잔재를 다 없애거나 정치적으로 거세하는 것처럼.”

-그래도 김대중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덜 불행한 대통령 아니셨나요?

“김대중 대통령도 여러 이유로 행복하지 않았어요. 아들들 감옥 갈 때 그냥 정신이 없었다고 그래요. 이희호 여사는 충격을 받아서 막 토하고 그랬대요. 그런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과 아버지로서의 위치를 자꾸 혼동하시더라고. 자서전에도 자식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쓰시고. 조금만 엄하게, 조금만 선을 그었을 수는 없었을까…. 심혈을 기울였던 햇볕정책도 은퇴 이후에 결말이 안 좋았죠. 김정일이 답방 약속을 안 지켰고, 특사를 보냈는데 만나주지도 않았고. 그때 정말 드물게 굉장히 화를 냈을 정도였으니까 불행했죠.”

-정권 교체를 새 왕조가 들어서는 것에 비유하셨는데, 왕조 시대의 군왕처럼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대권’이라는 말이 그래요. 민주주의에는 맞지 않는 건데 계속 쓰고 있죠. 선거에서 이기면 한시적으로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위임을 받는 건데, 대통령이 되면 헌법에 보장되지 않은 권한까지 행사를 해요. 헌법에 의하면 내각을 조직하는 권한은 총리에게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는 건데, 청와대가 하는 게 상식으로 통하죠. 행정부의 관리 임명까지 청와대가 합니다. 그게 정말 대통령의 뜻인지 대통령 측근의 뜻인지 알 수 없어요. 제가 ‘천민 공직윤리’라고 하는데, 대통령이 바라는 것 같은 눈치가 있으면 법에 좀 어긋나더라도 아래에서 대통령의 뜻에 맞게 적당히 처리하고, 그러면 나중에 책임은 또 대통령한테 가겠죠.”


-제왕적 대통령제 외에도 5년 단임제가 장기 독재를 막는 대신 상대방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없는 ‘승자 독식’을 낳는다고 분석하셨습니다. 장기적으로 내각제나 중임제가 불행한 대통령을 줄이는 데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회의적이에요. 철학자 존 듀이가 헌법을 자꾸 고치는 나라는 병자라고 했어요. 누워 있다가 어디가 아프면 자세를 바꿔보고, 다른 데가 아프면 또 바꿨다가, 다른 데가 아프면 다시 바꾸고. 건강한 사람은 자세를 자꾸 바꿀 필요가 없죠. 영국은 헌법 자체가 없고, 미국도 헌법이 굉장히 단단한 개념이잖아요. 트럼프 대통령 4년이 참 엉터리였지만 그렇다고 미국에서 제도를 바꿔야겠다는 얘기는 안 하니까요.”

-그래도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람이 제도를 그렇게 운영하기로 하면 바꿔도 소용이 없어요. 이번에 여당이 당헌을 바꿔서 부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하는 건 분명히 잘못이에요. 그런 식으로 운영한다면 제도를 바꾼다고 바꿔놓은 제도대로 하겠어요? 저는 현재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개헌을 할 정도의 능력도 없다고 생각해요. 한쪽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서 강행한다면 모를까, 합의가 안 되리라고 봅니다. 제도가 잘못된 영향도 있겠지만 제도를 뜯어고친다고 해서 더 좋은 제도가 나오리라고 생각 안 해요.”

-검찰이 죽은 권력에만 매몰차고,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에 부합하는 수사를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말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권이 검찰을 편리하게 쓰다가 당하는 것 아닌가요? 정치권력이 개입해서 사법적인 과정을 왜곡하거나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해요. 권력자들이 공수처를 자기 정치적인 목적에 맞도록 사용하기로 하고, 자기 좋은 사람들을 임명하기로 한다면 공수처라는 기구 하나 만든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기구를 만들었는데 개선이 안 되면 또 다른 기구를 만들 건가요?”

라종일 교수는 노무현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현 국가안보실장)을 지낼 때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라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외교자문단 ‘국민 아그레망’에 참여한 바 있다. 사진은 2003년 12월 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는 라종일(오른쪽) 국가안보보좌관과 문재인 민정수석. 국민일보DB
라종일 교수는 노무현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현 국가안보실장)을 지낼 때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라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외교자문단 ‘국민 아그레망’에 참여한 바 있다. 사진은 2003년 12월 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는 라종일(오른쪽) 국가안보보좌관과 문재인 민정수석. 국민일보DB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김대중 대통령도 취임 후에 검찰을 동원해서 김영삼 대통령에게 복수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김영삼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쓴 자금이 284억원이라고 신고했는데 노태우 대통령 회고록을 보면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했어요. 그런 걸 파내서 옛 정적을 곤란하게 할 수 있었는데 김대중 대통령은 포용했어요. 두 분은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평생을 적대관계로 살았어요. 제가 김대중 캠프에서 일을 했으니까, 우리한테 진짜 적은 김영삼이었어요. 그런데도 대통령이 된 후에 자기한테 사형선고를 한 전두환을 비롯해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다 같이 부부 동반으로 저녁 대접을 했어요.”

-김대중 대통령의 방식을 일종의 선례로 삼자는 말씀인가요?

“저는 좋은 선례였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구요. 제일 좋은 것은 대통령들이 사법처리당할 일을 안 하고 깨끗하게 흠결 없이 임기를 마치는 것이고요. 흠이 있더라도 전직 대통령이 다수의 국민이 선택했던 사람이라는 걸 존중하고 어느 정도 참작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결국 감옥에 간 대통령들 모두 우리가 뽑은 사람들이에요.”

-자칫 불법이 있었어도 묵인하자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두 전임 대통령이 수감될 때 박수친 국민도 많았습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게 정치가 훌륭해서 사회가 잘 되는 게 아니고, 사회가 건전해서 정치가 잘 되는 거라는 겁니다. 지금 같은 구조로는 대통령이 불행하지 않기가 참 힘들어요. 지금 또 두 명이 감옥에 있는데 ‘아, 꼴좋다’, 이렇게 얘기한다면 참 멍청한 짓입니다.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엄청난 기대를 했다가 ‘앞바다에 (대통령 찍었던) 손가락이 둥둥 뜬다’고 환멸하고 실망하는 게 반복되지 않습니까.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것을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전직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은 ‘매우 매우 특별한(very very unusual) 일이며 민주주의에 그렇게 좋은 일도 아니다’라고 대답했어요.”

-우리나라처럼 사법처리된 대통령이 많은 건 다른 나라에 유례가 없죠.

“이렇게 계속 이어지는 데는 없죠. 북한 소설 ‘아, 조국’(2004)에 남한을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넣기 좋아하는 나라’라는 구절이 나와요. 미국도 닉슨과 클린턴을 탄핵했지만 그렇게 안했어요. 영국도 수상 그만뒀다고 감옥 가는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블레어 전 총리는 엄격하게 따지자면 감옥에 갈 수도 있었어요.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는 명분이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거였는데 조작된 정보였잖아요. 그런데 참전해서 엄청난 희생을 냈죠. 그것 때문에 청문회를 했는데 총리가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가 안 나왔어요. 블레어 전 총리는 지금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요.”

-바이든 얘기를 하셨지만, 미국은 트럼프가 첫 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아마 안 하리라고 봐요. 한번 대통령을 감옥에 넣으면 자꾸 해야 할 거예요. 권력이라는 건 부패할 수밖에 없는데, 그 기준이 되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뤘던 영화 ‘남산의 부장들’. 쇼박스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뤘던 영화 ‘남산의 부장들’. 쇼박스 제공


-사회가 발전해서 정치를 이끌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불행의 고리가 끊어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시민의식이 제고돼야 하죠. 그런데 저는 우리나라에 대해 절대로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2차 대전 후에 독립한 나라 중에 이만큼 경제는 물론 민주적인 성취를 이룬 나라가 없어요. 그런데도 그런 성취를 이끈 역대 대통령들의 만년은 왜 모두 불우할까요. 대통령께서 이제 5년 동안 수고하고 나면 개인으로 돌아가서 행복하게 편안하게 계시면 좋겠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수감된 직후 야권에서 ‘통 큰 사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교수님 견해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전직 대통령을 오래 감옥에 가둬두는 건 옳지 않습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 법절차가 끝나지 않았고(국정농단과 국정원 특활비 사건으로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이후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바로 사면을 하는 게 현실적일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군요. 이 대통령은 사법절차를 거쳐서 실형 언도를 받았는데 본인이 ‘진실을 가둘 수 없다’고 했으니, 현실적으로 사면을 고려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치학자로 평생 정치를 연구하셨는데 ‘정치가 세상을 좋게 만들 거라는 기대를 버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정치 과잉, 정치만능주의 시대이고, 정치인들은 늘 세상을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히지 않습니까?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개혁은 자기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했어요. 대개 정치인들은 권력을 세상을 좋게 만드는 데 쓰겠다고 하지만 권력을 쥐고 나면 목적이 뒤바뀝니다. 권력을 지키고 연장하는 데 권력이 적용이 돼요. 큰일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정치일수록 더 나쁘지 않나 몰라요. 사회를 개혁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스스로가 개혁이 돼있는지 먼저 자문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근본적으로 자신은 안 바뀌고 다른 사람만 바뀌게 하려는 게 문제죠.”


-정부가 다급하게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내려고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대북 정책을 입안했던 북한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대통령이 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초기에는 특히 그래요. 북한 문제도 전임자들이 잘못해서 그런 거고, 자신은 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조금씩 관계를 개선해 갈 수는 있지만 빨리 쉽게 하려고 하니까 더 안 돼요. 종전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는다고 평화가 이뤄지나요? 국제관계에서는 의미가 없어요. 월남이 평화협정 맺고 미군이 철수한 다음에 사이공이 함락됐잖아요. 다 알고 있는 얘기인데 현실은 안 보고 의욕만 앞선다면 잘 될 수가 없죠.”

-통일은 환상지(幻像肢) 현상 같은 것이라고, 통일을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고도 말씀하셨는데요.

“남과 북은 ‘우리’였죠. 그런데 나뉘었으니까 갑자기 손발이 잘려나갔을 때 없어진 손발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같이 느끼는 것처럼,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일부라고 생각하지만 아니에요. 지금 통일이 되면 남북 간에 축적된 정치적인 능력의 결핍으로 불행하기 쉬워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할 때, 북한이 붕괴하지도 않을 뿐더러 설혹 붕괴한다고 해도 세월호도 잘 관리 못하는 나라가 아주 이질적인 2300만 북한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하려 하냐고 그랬어요. 지금 남한에서도 이렇게 함께 살기 힘들잖아요?”

-일본 대사를 지내셨으니 여쭤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박지원 국정원장이 스가 총리를 만났습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일본과의 관계는 언제쯤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까요?

“잘못 엉켰어요. 근본적인 잘못은 일본한테 있지만 한․일 위안부 합의가 흐지부지 되면서 일본 여론이 나빠진 상태예요. 그런데 또 그 악화된 여론을 두 나라 정치인들 모두 국내 정치에 이용했죠. 스가 총리나 아베 전 총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여론이 외교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여론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권혜숙 인터뷰전문기자 hskwon@kmib.co.kr

코로나19 경증 환자 대상 임상1상서 안전성, 효과 확인
메르스 치료물질 개발 경험 토대..서 회장 “12월 조건부 승인 신청계획”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셀트리온이 개발 추진 9개월만에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상용화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최근 ‘코로나19’ 경증 확진자 대상의 임상1상에서 항바이러스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임상2상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경우 연내 사용 승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경우 확진자에게 치료제 투여는 가능하지만, 임상3상을 병행해야 하는 조건부 승인이 된다. 셀트리온은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을 2021년 초 마무리해 당해 상반기 정식허가를 받겠다는 목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1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는 빠르면 연내 허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임상2~3상 초기단계라 그 효과성에 대해서는 정확한 분석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물질은 ‘CT-P59’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2월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뉴스1>의 질문에 대해 “자체 개발을 위해 정부의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 처음으로 개발 추진 계획이 공개됐다.

이후 셀트리온은 국내 한 의료기관의 협조로 확진자 혈액을 공급받아 항체 검출을 진행, 효과가 가장 뛰어난 물질개발을 완료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앞서 셀트리온이 ‘CT-P59’ 임상을 신청한지 불과 7일만에 승인을 내주면서 행정에 속도를 냈다.

특히 ‘CT-P59’는 동물실험에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6배 센 변이 바이러스에 10배 높은 억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인 상황이다. 해당 바이러스 유전형은 최근 수개월간 국내 유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G그룹’이다. 질병관리본부 중화능 평가시험에서 이 같은 효과가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이 약이 소용없는 변종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건강한 성인 대상의 임상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지난 6일에는 경증 환자 대상의 임상1상에서 안전성 및 빠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2·3상은 지난 9월17일 승인을 받고 ‘코로나19’ 경증~중등도 확진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그 중 임상2상을 연내 마쳐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3상이 완료되는 2021년 상반기에는 정식허가를 신청한다는 목표다.

보통 신약개발은 많게는 10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셀트리온은 9개월만에 9부능선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 같은 추진력은 그 동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통한 항체의약품 개발 자신감과 앞서 진행했던 ‘메르스’ 신약물질 개발 경험이 토대가 됐다. 특히 서정진 회장 특유의 강한 추진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서 회장은 그동안 미리 세워놨던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출시 목표를 거의 이뤄냈다.

서 회장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임상2상은 연내 종료돼서 효과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12월 중 식약처에 조건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희망사항이지만 지금까지 임상 결과로 보면 항치료제를 투입하면 4~5일이면 몸안에 바이러스가 다 사멸된다”고 기대감을 비쳤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생산역량이 전 세계 7% 가량으로 최대한 많이 생산하면 150만명에서 200만명 분을 만들 수 있다”며 “10만명분 정도면 국내용으로 충분하기에 나머지는 원하는 나라에 같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ys@news1.kr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사진=홍봉진 기자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사진=홍봉진 기자


자녀 관련 입시비리·부정 채용 의혹 등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끝까지 소명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대해 “작년 원내대표로서 투쟁한 것에 대한 끝없는 정치 보복이자 야당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스스로 부정한 권력의 충견을 자처하고 있다”며 “치졸한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법대로 하라”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저를 소환하는 것이 두렵나. 전 언제든 출두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서울대학교 국정감사 증인으로 자신을 불러 “직접 물어보면 직접 대답해드리겠다. 더 이상 왜곡된 프레임을 확대재생산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젠 우린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추미애 검찰’을 기각해야 한다”며 “불의가 정의를 삼키는 위기의 시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상대편에는 없는 죄 뒤집어씌우고 자기 편의 죄는 덮으려하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멈출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나 전 의원 딸의 성신여대 입시비리와 성적 특혜 의혹, 아들의 예일대 부정 입학 의혹 등을 제기하며 나 전 의원을 검찰과 경찰에 10여 차례 고발해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이병석)는 이러한 고발 사건 수사를 위해 나 전 의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창을 청구했으나 지난 10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를 두고 무리한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 보도가 이어지자 서울중앙지검은 “근거 없는 무리한 의혹 제기”라며 유감을 표했다.구단비 기자 kdb@mt.co.kr

“與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당장 중단해야”
“전임 시장 사건, 철저한 진상조사 해야”
“분식집 아줌마로 시작해 사법시험 합격”

【서울=뉴시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사진=송파구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사진=송파구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11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공식 출마 선언으로는 야권에서 처음이다.

박 전 청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믿을 수 있는 서울, 신뢰받는 시정, 진심을 다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년 반 대한민국은 처참하게 흔들렸다.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은 불공정했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서울시정은 위선과 거짓으로 가득했으며, 지난 9년간의 시정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하루속히 흔들리는 서울시민의 일상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의 또 다른 도전이 대한민국과 서울 청년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며 “반드시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공정의 참된 의미를 회복하고, 정의가 승리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박 전 청장은 여당의 행정수도 논의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을 두고 전직 여당 대표는 천박한 도시라고 했다”며 “불리한 정치상황을 반전시키고 떨어지는 지지율을 붙잡기 위해 졸속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들고 나왔다. 정치게임에 서울시를 끌어들이는 것은 천박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민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서울을 지키고 서울시민의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서울 박춘희가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감염병, 미세먼지 없는 믿고 걸을 수 있는 도시, 걷고 싶은 서울 ▲전일보육제 등 맞춤형 보육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서울 ▲서민 주거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믿을 수 있는 주택정책 ▲좋은 일자리, 믿을 수 있는 일자리가 풍부한 서울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춘희 변호사는 “무엇보다 전임 시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서라도 여성시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여성 피해자를 피해호소자로 부르며 2차 가해를 해왔던 집권여당의 위선도 심판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분식집 아줌마로 시작해 9전 10기의 도전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며 “이런 이유로 최고령 합격자, 9전 10기의 주인공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박 전 청장은 민선 5·6기 송파구청장을 지냈으며 송파구청장 퇴임 후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로 활동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oonli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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