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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이복동생이 간병했는데..억대 보험금·유산 챙겨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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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젊은 딸이 암으로 숨지자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억대 보험금과 유산을 받아 간 ‘제2의 구하라’ 사건이 벌어졌다.파워볼게임

단독 상속자인 생모는 딸의 모든 재산을 가져간 것도 모자라 유족이 병원비와 장례 비용을 고인의 카드로 결제했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부모의 상속에 제한을 두는 법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산 다 챙긴 생모…`병원·장례비’ 추가소송도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A(55)씨는 지난 4월 숨진 딸 김모(29)씨의 계모와 이복동생을 상대로 딸의 체크카드와 계좌에서 사용된 5천500여만원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동부지법에 냈다.

김씨는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던 중 지난 2월 숨졌다. 생모 A씨는 김씨가 태어난 후 1년여를 제외하고는 연락조차 없이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사망 소식을 들은 A씨는 김씨를 간병해오던 계모와 이복동생에게 돌연 연락해 “사망보험금을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사망신고 후 자신이 단독 상속자인 것을 알고는 사망보험금과 퇴직금, 김씨가 살던 방의 전세금 등 1억5천만원을 가져갔다.

상속제도를 규정한 현행 민법에 따르면 김씨의 직계존속인 A씨는 제약 없이 김씨가 남긴 재산 모두를 상속받을 수 있다. 상속권 절반을 가진 김씨의 친부가 수년 전 사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A씨는 딸이 사망한 이후 계모와 이복동생이 딸의 계좌에서 결제한 병원 치료비와 장례비 등 5천만원 상당이 자신의 재산이고, 이를 부당하게 편취당했다며 소송까지 걸었다.

김씨의 계모 측은 “일도 그만두고 병간호에 매달렸는데 갑자기 절도범으로 몰린 상황”이라며 법정에서 억울함을 주장했으나, 민법상 상속권이 있는 A씨를 상대로 승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사정을 안 법원도 이례적으로 2차례 조정기일을 열었고, A씨가 유족에게 전세보증금 일부인 1천만원 미만의 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후 재판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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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육의무 안한 부모, 상속서 배제해야”

유족에 따르면 김씨는 암 판정을 받은 뒤 “재산이 친모에게 상속될까 봐 걱정된다”, “보험금·퇴직금은 지금 가족들에게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주변인들에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파워볼

하지만 공증받은 유언이 아니어서 효력이 없고, 법정 상속인이 아닌 김씨의 새어머니는 기여분이나 상속재산분할 소송도 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씨의 유족 측 장영설 변호사는 “현행법에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부모를 상속에서 배제하는 규정 자체가 없다”며 “유족이 패소하거나, 도의적 책임을 적용해 합의를 보는 선에서 끝나는 사건이 많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새어머니가 김씨를 친자식처럼 키웠어도 법적으로는 ‘의무 없는 일’이어서 양육비 반환 청구 소송도 제기할 수가 없다”며 “이런 법적 공백이 개선돼야 억울한 사례가 덜 생길 것”이라고 했다.

앞서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오빠 측은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했던 친모가 구씨의 상속재산을 받아 가려 한다며 이른바 ‘구하라법’ 제정 입법 청원을 했다.

구하라법은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으나,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했다.

iroowj@yna.co.kr

법원 명령에 지난주 재산목록 제출.. 달랑 예금만 적혀

지난해 8월27일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차량이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중학교를 나서고 있다. 이 중학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집안이 소유한 학교법인 웅동학원 소유의 사립중학교다./연합뉴스
지난해 8월27일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차량이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중학교를 나서고 있다. 이 중학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집안이 소유한 학교법인 웅동학원 소유의 사립중학교다./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모친이 최근 법원의 재산명시 명령에 따라 제출한 재산 목록에서 전(全) 재산을 예금 9만5819원뿐이라고 밝힌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조 전 장관 일가(一家)가 사실상 ‘채무를 변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조 전 장관 일가족과 이들이 소유한 웅동학원이 한국자산공사(캠코)에 갚지 않은 나랏빚은 130억원에 이른다. 야당은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했던 전직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파워볼게임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에 따르면 조 전 장관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재산 목록에서 예금 9만5819원이 재산의 전부라고 밝혔다. 주식, 부동산, 회원권, 자동차, 예술품, 귀금속뿐 아니라 의류·가구·가전제품 등도 소유한 것이 없다고 신고했다. 박 이사장은 본인 소유 의혹이 제기됐던 부산 해운대 빌라도 재산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빌라는 2014년 12월 박 이사장 차남의 전처(前妻) A씨 명의로 2억7000만원에 매입했는데, 자금은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씨가 댔다. A씨는 조국 사태 당시 입장문에서 “당시 시어머니(박 이사장)께서 ‘이 빌라는 네가 사고, 내가 그 집에 죽을 때까지 살게 해주면 된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빌라의 실소유주가 박 이사장이나 정경심씨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캠코는 조 전 장관의 부친이 운영하던 건설사와 웅동학원이 갚지 못한 은행 대출금 등에 대한 채권을 기술보증기금·동남은행으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건설사의 채권은 45억5000만원, 동남은행에서 넘겨받은 채권은 85억5000만원가량이다. 캠코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130차례에 걸쳐 빚 독촉에 나섰지만, 조 전 장관 일가는 이를 회피하거나 무시해 왔다.

그러자 법원은 지난 3월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3)씨와 모친인 박 이사장 등에 대해 ‘압류·추심명령’, 지난 5월엔 “재산 목록을 제출하라”는 재산명시 명령을 내렸다. 이는 나랏빚을 갚지 않는 ‘악성 채무자’에게 법원이 철퇴를 가하는 절차다.

2003년 전두환 전 대통령도 법원의 재산명시 명령을 받고 재산이 약 29만1000원이라고 신고했다. 이순자 여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 돈은 압류 통장 가운데 휴면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 총액”이라고 했다. 다만 당시 전 전 대통령이 제출한 목록에는 ’29만원’ 외에 진돗개, 피아노, 미술품, 응접 세트 등이 포함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작년 인사청문회 당시 조 전 장관은 약 56억42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 직전 “가족 모두가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며 “단지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실천”이라고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웅동학원 이사장은 조 전 장관 모친인 박씨가 맡고 있다.

조 전 장관 동생도 100억원대의 웅동학원 채권을 캠코 측에 넘기지 않고 있다. 동생 조씨는 2016∼2017년 웅동중학교 교사를 채용하면서 지원자들로부터 1억8000만원을 받고 시험 문제·답안지를 넘겨준 혐의(업무방해)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조 전 장관은 일종의 ‘클린뱅크’로 일가의 재산을 지키고, 다른 가족은 ‘배드뱅크’로 130억원대 부채를 떠안는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9만5819원이 전 재산이라는 것은 ‘나랏빚은 못 갚겠으니 세금으로 메우라’는 배짱이나 다름없다”며 “일국의 법무장관까지 지낸 분 일가족이 악성 채무자들의 수법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꼬리 부분 속살 허옇게 드러나.. 산란하려 바닥 파다?
하루 전 잉어류와 유영하던 활발한 모습도 ‘무뎌져’
수컷 죽어 수천km 바다 건넜지만 번식 물거품?
낙동강 등 방류 치어가 온천천으로? 시민단체 갸우뚱

25일 꼬리 부분 속살이 허옇게 드러난 연어. 수영강사람들 제공
25일 꼬리 부분 속살이 허옇게 드러난 연어. 수영강사람들 제공
24일 낮 발견된 연어는 뒷 지느러미 부분이 약간 벗겨진 상태지만 비교적 온전한 모습이다.
24일 낮 발견된 연어는 뒷 지느러미 부분이 약간 벗겨진 상태지만 비교적 온전한 모습이다.
24일 연어
24일 연어

부산의 대표적 도심 하천인 온천천에서 발견된 연어가 하루 사이 꼬리 부분 속살이 허옇게 드러나는 등 심하게 상처를 입은 모습을 보여 연어의 습성과 관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낮 12시쯤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천 상류에서 목격된 연어는 자세히 봐야 꼬리 부분이 약간 벗겨진 상태로, 비교적 온전한 형태였다.

그러나 하루 뒤인 25일 낮 부산지역 환경단체인 수영강사람들에 의해 관찰된 연어는 꼬리 부분이 심하게 훼손된 채 몸체의 4분의 1가량 속살이 허옇게 드러난 상태여서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활동 모습도 하루 전인 24일 잉어류와 어울리며 제법 활발하게 유영하던 모습과는 달리 꼬리 부분의 상처가 고통스러운지 몸을 구부리고 바닥에 웅크리는 등 몸 상태가 많이 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온천천에서 연어(맨 앞)가 잉어류와 유영하고 있다.
24일 온천천에서 연어(맨 앞)가 잉어류와 유영하고 있다.

통상 바다에서 모천으로 회귀한 연어 암컷은 잔자갈과 모래가 깔린 계류의 적당한 장소를 고른 뒤 꼬리지느러미를 쳐 바닥을 파내고 움푹 팬 둥지에 알을 낳고 수컷이 방정하면 다시 암컷은 파낸 모래와 자갈을 지느러미를 이용해 덮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암컷으로 추정되는 이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하천 바다을 파는 과정에서 꼬리지느러미 부분이 속살이 허옇게 드러날 정도로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번식을 위한 연어의 습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24일 다른 물고기와 어울리는 연어(맨 왼쪽)
24일 다른 물고기와 어울리는 연어(맨 왼쪽)

따라서 24일 목격 당시 잉어류들과도 별다른 마찰 없이 유영하던 모습을 비춰볼 때 일대 다른 물고기 등에 의해 공격당했을 가능성 등은 극히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연어는 암수 한 쌍이 산란과정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연어는 24일 죽은 채 발견된 연어와 한 쌍인 것으로 보여 안타깝게도 산란과정은 실패한 것으로 관측된다.

연어 한 쌍이 수천~수만㎞ 바다를 헤엄쳐 번식을 위해 수영강을 거슬러 온천천을 찾았지만, 수컷은 수질오염 등 알 수 없는 요인으로 먼저 죽어 번식은 물거품이 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연어는 태평양 연어의 일종인 첨연어이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연어의 80%가량은 덩치가 큰 대서양 연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연어 회귀지역인 양양 남대천으로 올라오는 첨연어는 강에서 부화해 어린시절 바다로 나가 멀리 미국령 알라스카까지 갔다가 머나먼 대양을 돌아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생에 몇 번 알을 낳을 수 있는 대서양 연어와 달리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가는 태평양산 연어는 일생에 오직 한 번 알을 낳고는 모두 죽는다. 연어는 알을 낳을 때면 자신이 태어난 강을 찾아가는 습성을 ‘모천회귀(母川回歸)’라 한다.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강 하구로 오면 어릴 적 자신이 태어난 강의 물 냄새를 기억해 낸다고 한다.

24일 죽은 채 발견된 연어. 산 채 발견된 연어와 한 쌍인 수컷으로 추정되고 있다.
24일 죽은 채 발견된 연어. 산 채 발견된 연어와 한 쌍인 수컷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24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천 상류지점에서 최초로 길이 45cm가량의 연어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데 이어 이보다 약간 상류에서 다른 한 마리가 발견됐다.

부산지역 환경단체는 온천천에서 연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낙동강과 섬진강 태화강 등에는 연어 치어를 방류하지만 이 치어가 온천천에서 발견됐을 개연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어 ‘온천천 연어’가 어디서 왔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는 온천천을 바다와 잇는 수영강이 과거 연어의 모천으로 알려졌으나 산업화 이후 수영강의 수질 오염이 심해지면서 흔적을 찾기 어려워짐에 따라 2012년 연어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악플공화국 ①] A씨가 보낸 고통의 2년..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 검거 1만 6029명

[소중한 기자]

▲  A씨가 자신을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유튜버를 고소하며 제출한 고소장 중 일부.
ⓒ 소중한

“3개월 동안 집 밖에 나가질 못했다. 그러다 처음 거리에 나갔는데 사람들 머리 위에 말풍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 나쁜 놈이지’ 이런 글자가 있는 말풍선 말이다. 고개를 숙인 채 다닐 수밖에 없었고 결국 병원 정신과에 찾아갔다.”

30대 A씨는 인기 유튜버였다. 구독자 20만 명 이상을 보유했던 그는 2년 전 사회문제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가 악플에 시달렸다. A씨를 공격하는 게 조회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자 수많은 유튜버까지 들러붙었다.

악플이 이슈를 만들고 그로 인해 다른 악성 유튜브 영상이 생산되고, 또 그곳에 악플이 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양의 명예훼손과 모욕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유튜브를 그만뒀다.

그는 “제 의견에 대해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게 아니라 인신공격부터 친구·가족에 대한 언급까지 이어졌다”라며 “스스럼없이 집단으로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며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끝없이 퍼진 허위사실

2년 동안 A씨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그는 몇몇 이들을 고소했고 그들 중 일부는 처벌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A씨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모욕죄 혐의를 적용해 유튜버 2명을 고소했다. 두 사람이 자신의 방송을 통해 한 말은 아래와 같다.

“피해망상 정신병자에요.”
“XX(고환을 의미하는 속어) 떼서 ○○(여초 커뮤니티)에다 인증하는 게 걔네들이 더 좋아할 거야.”
“니네 엄마가 니네 아빠를 사랑해서 임신한 게 아니고 니네 아빠가 니네 엄마를 상품으로 봐서 임신시킨 거냐?”
“여자에 환장한 성도착증 변태 사이코패스.”
“개XX가 짖으려면 하루만 짖어야지 이틀, 3일, 4일 계속 짖어대?”
“X(남성 성기를 의미하는 속어) 달고 태어나서 여성인권 운운하는 놈들은 진짜 한결같이 다 변태 사이코패스예요.”이외에도 두 유튜버를 비롯해 많은 악플러는 A씨가 “정부지원금을 횡령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등의 허위사실을 주장했다. 수사 과정에서 한 유튜버가 합의를 요구해왔지만 A씨는 거절했다. A씨는 “제 얼굴을 마주하곤 도저히 그런 이야기를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분노의 감정이 올라와 솔직히 만나보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말렸다”라고 떠올렸다.

▲  A씨는 과거 자신을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다른 유튜버들을 고소했고, 최근 검찰은 그 중 한 명을 약식기소했다.
ⓒ 소중한

최근 검찰은 두 유튜버의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먼저 모욕죄가 적용된 유튜버 B씨는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사가 해당 범죄를 벌금형으로 판단해 법원에 기소와 함께 처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약식기소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유튜버 C씨에겐 기소 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기소 중지는 해당 사건이 범죄 요건을 갖췄으나 피의자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경우 잠시 수사를 중단하는 조치다.

현재도 A씨의 SNS엔 이와 비슷한 주장의 악플이 달리고 있다. 심지어 한 인물은 악플은 물론 A씨의 주변인들에게까지 “제 동생을 임신시켜 놓고 잠수탔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A씨는 이 인물을 비롯해 네 명을 더 고소할 예정이다.

A씨는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말을 해도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그렇게 (허위사실을 사실로) 믿고 있을 것”이라며 “허위사실이 담긴 악플을 줄여나가기 위해선 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일부가 처벌을 받을 예정이지만 그는 자신의 지난 2년을 거론하며 “허탈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정신과에 갔다. 나도 내가 그럴 줄 몰랐는데 의사 앞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울음이 터졌다. 그동안 기댈 데가 없었던 모양이다. 광범위하게 퍼진 허위사실을 바로 잡는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누군가에겐 악플 하나 보태는 일이지만 내겐 100개, 1000개, 1만 개와 마주하는 일이었다. 일일이 해명할 수도 없고, 해명하더라도 그걸 믿어주지 않는다. 정말 고르고 골라 고소를 진행해도 제 사례처럼 고작 벌금형에 그치거나 신원을 특정할 수 없어 기소 중지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 않나.”

▲  A씨는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지인들에게까지 허위사실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는 이도 있다.
ⓒ 소중한

경제적 어려움 또한 그를 힘들게 했다. A씨는 “알바를 하려고 해도 스스로를 검열하게 됐다. ‘저 사람이 나를 사기꾼으로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면접도 못 가겠더라”라며 “벌어놓은 돈으로 생활하다 갖고 있던 물건을 팔고 가족들에게 돈을 빌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많은 현명한 유튜버들은 자신을 향해 정당한 비판이 들어오면 오히려 잘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한다. 하지만 악플은 그렇지가 않다”라며 “행여 그 바이러스가 한 번 퍼지면 치료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언론의 문제점도 지적하며 “언론이 해야 할 일은 팩트체크인데 시끄럽게 논란이 됐단 이유만으로 보도를 해버리고, 많은 이들이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허위사실을 사실처럼 단정해 버린다. 언론이 그렇게 기사를 써도 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악플공화국 오명

▲  2019년 세상을 떠난 설리씨와 구하라씨
ⓒ 오마이뉴스

A씨와 같은 유튜버를 비롯해 연예인, 운동선수 등 이른바 ‘셀럽’을 향한 악플은 하루 이틀 지적된 문제가 아니다. 유튜브, SNS, 포털사이트 등 하루에도 수많은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

안타까운 사건이 이어지며 포털사이트 등이 댓글 관련 방안을 내놨지만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모양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책 <모멸감>에서 악플 대 선플 비율이 한국 4대 1, 일본 1대 9, 네덜란드 1대 9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 사례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8899명이었던 검거 인원이 2019년 1만 6029명으로 늘었다. 지난 6년간 8만 2102명이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으로 검거됐다. 대부분 피해자의 고소에 의한 결과인 데다가 A씨의 사례처럼 고소는 물론 피의자 신원 특정 또한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론 훨씬 많은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김수지 변호사는 “익명성이 보장되다 보니 ‘내가 누군지 알겠어’라는 생각에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이 많다”라며 “피해자 입장에서 자료를 모으고 고소를 진행하는 것도 어렵고, 고소하더라도 잡기도 힘들며, 잡히더라도 처벌도 약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 악플 관련 자료를 모아봤는데 그 내용과 수위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라며 “이게 진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대응하지 않으면 거짓이 사실이 돼버리고 대응하면 또 시끄러워져 버리니 피해자 입장에선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에 공개적으로 올라온 글은 이게 맞는지, 틀린지 당장 밝힐 수 없기 때문에 기정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만다”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과 혐오 표현을 할 자유는 다르다. 악플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그 글을 쓴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태어날 때부터 악플러인 사람은 없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우리 사회는 연예인·유튜버가 되는 법은 가르치지만 연예인·유튜버를 소비하는 법은 가르치지 않는다. 갈수록 온라인 공간이 우리와 더 밀접해질 텐데 준비가 너무도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제 악플로 대표되는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은 이른바 셀럽들만 겪는 일이 아니다.

* 기사 2편으로 이어집니다.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했던 조국 전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오른쪽).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했던 조국 전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오른쪽). [연합뉴스]

“박형철 비서관의 진술과 다르네요”

지난해 12월 26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재판장은 이와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조 전 장관과 그의 변호인의 해명이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검찰 진술과 다르다는 말이었다.

다음날 새벽 법원은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사건의 범죄혐의가 소명됨에도 피의자는 범죄사실을 부인한다”며 “피의자가 직권을 남용해 우리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저해한 사정이 있다”고 조 전 장관을 질타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조 전 장관에겐 이 순간이 가장 힘든 때였다.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은 자신의 직속 상사였던 조 전 장관을 구속 직전의 위기까지 몰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ㅝㄹ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ㅝㄹ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기소, 박형철 진술이 결정적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재판에서도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은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달라진 건 본인도 조 전 장관의 공범으로 기소된 피고인 신분이란 점 뿐. 박 전 비서관은 기소 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서 밝혔던 진술을 유불리와 상관없이 모두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이 2018년 12월 국회에서 “유재수의 비위 첩보가 약했다”고 한 것은 자신이 초안을 작성한 허위 답변이라 했고, 유재수에 대한 감찰은 비정상적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지난 재판에선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결국 끝에 가면 다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사실대로 말해야지 어떻게 하냐”고 했던 박 전 비서관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었다.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은 조 전 장관 기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박형철의 진술은 함께 기소된 조국, 백원우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사실 불리하다”며 “검사 동료였던 입장에선 안타깝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 현직 검사는 “박형철 그 사람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성품이 못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반부패비서관을 역임한 박 전 비서관은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선 ‘배신자’란 낙인이 찍힌 상태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지난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지난해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친문에 배신자 낙인 찍힌 박형철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이 현 정부 인사들을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이 사건뿐이 아니다. 청와대 울산시장 개입의혹 사건도 ‘박형철의 입’이 검찰 수사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울산시장 사건 공소장엔 “피고인 박형철은 범죄첩보서의 내용을 직접 읽어 보고는, 해당 범죄첩보서의 생산 내지 (그 내용을) 수사기관에 하달하는 것은 대통령비서실 내 어느 부서의 권한이나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심각한 위법임을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적혀있다. 박 전 비서관의 자백성 진술이 없었다면 공소장엔 담기기 어려운 내용이다.

박 전 비서관은 현 정부가 출범한지 4일째였던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초대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당시 청와대는 박 전 비서관을 “검찰 재직시 ‘면도날 수사’로 정평이 났으며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며 윤석렬 대전고검 검사와 함께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꼿꼿하게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윤 총장도 이후 일주일 뒤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2013년 6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최종 수사결과 발표장에 참석했던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박형철 부장검사의 모습. [연합뉴스]
2013년 6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최종 수사결과 발표장에 참석했던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박형철 부장검사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조국 모두에게 총애받은 박형철
당시 청와대의 소개처럼 박 전 비서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뜻이 맞았다. 윤 총장을 사석에선 “석열이 형”이라 부를만큼 가깝게 지냈다. 국정원 댓글조작 수사 뒤엔 윤 총장과 동시에 좌천성 인사를 당했고 2016년에 검찰을 떠났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뒤 윤 총장과 함께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7월 검찰총장 임명식으로 청와대를 찾은 윤 총장은 당시 박 전 비서관의 등을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런 두 사람의 인연을 두고 친문 지지자들은 “박형철이 윤석열의 편으로 돌아섰다””검찰 출신은 어쩔 수 없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유재수 사건과 울산시장 사건에서 박 전 비서관은 윤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로부터 기소당했다.

박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도 가깝게 지냈다. 백 전 비서관과는 형님, 동생 할만큼 막역한 사이였다. 조 전 장관도 박 전 비서관을 총애했다. 조 전 장관은 23일 재판에 출석하며 박 전 비서관을 ‘동료’라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정에선 그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박형철도 결국엔 잘못된 걸 알면서도 청와대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 그의 책임도 없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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