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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금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정치적 불리함과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을 감수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면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며 이처럼 밝혔다.파워사다리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다. 그간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토론도 없었다.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다. 당의 판단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성실히 분석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현역 의원 시절인 지난해 12월 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당에서 경고 처분을 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드물게 쓴소리를 했던 금 전 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서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공천 경선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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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FX시티

금 전 의원은 “거기에서부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긴다”고 썼다.

이어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 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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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저의 책임도 크다”며 “지금처럼 집권여당이 비판적인 국민들을 ‘토착 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더욱더 판을 칠 것이다. 협력하고 경쟁하는 정치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음에도 과거에만 집착하고 편을 나누면서 변화의 중대한 계기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동행복권파워볼

그는 “정치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게임이 아니다. 우리 편이 20년 집권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수도 없다. 공공선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선의를 인정해야 한다. 상대방이 한 일이라도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스스로 잘못한 것은 반성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나갈 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 특히 집권여당은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하고 기다려서 함께 간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

금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1987년 대선 때 생애 첫 선거를 맞아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한 이래 계속 지지해왔고, 6년 전 당원으로 가입해서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직을 맡으며 나름 기여하려고 노력했던 당을 이렇게 떠나게 됐다”며 “민주당에 있는 동안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고 개인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동안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일한 분들께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모든 분의 건승을 빈다”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이 지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송사에서 벗어나서 후련한가?"라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잠은 더 잘오는 것 같다"고 답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송사에서 벗어나서 후련한가?”라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잠은 더 잘오는 것 같다”고 답했다. 뉴스1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국민의짐’ 표현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이 지사와 설전을 벌였다.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지사에게 줄곧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이 지사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일단 일단락됐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소속 모 국회의원과 보수언론이 ‘이재명이 홍보비를 남경필의 두 배를 썼다’, ‘지역화폐 기본소득 정책 홍보가 43%로 많다’며 홍보비 과다로 비난한다”면서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설전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경기도 홍보예산이 남경필 전 지사 시절보다 2배 늘어났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박 의원은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표현한 ‘국민의짐’을 언급하며 “국회에 대한 태도에 대해 할 말 없냐”며 “제1야당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지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얘기(국민의짐)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박 의원이 “너무 정치적이라고 보지 않냐. 큰일을 하실 분이고 큰 뜻 가진 분이라면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자, 이 지사는 “평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도정을 비판하려면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지 ‘남 전 지사가 쓴 예산을 올려놓고 두 배 썼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 송석준 의원도 “명확한 당 이름이 있는데도 국민의짐이라는 조롱 어린 용어에 대해 ‘뭐 잘못된 게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건 국민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며 박 의원을 거들었다.

박 의원은 “제1야당에 대한 존재가치가 있는데 지금 이런 상태로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이 지사에게 “사과하라”고 합세했다.

결국 감사반장인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까지 나서 “원활한 감사를 위해 유감 표명 등을 해달라”고 하자 이 지사는 “사과는 마음에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에서 한 말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상처받을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났다.

이 지사와 국민의힘 의원 간 공방은 국감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도 이어졌다.

김은혜 의원은 ‘도지사 법인카드 내용과 비서실 크기 변동사항’ 자료 요구에 이 지사가 “자치사무에 관한 것이어서 (자료 제출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하자 “아버지(국가) 없는 아들(지자체)이 있냐”며 “지자체가 국감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이 자리에서 말씀하실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국정감사 관련 법률을 보면 국가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사무에 대해 지자체를 감사하라고 명시됐다”며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협조적 차원에서 (자료제출을) 했지만, 이제 균형을 적정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전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당일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며 “내년부터 국감을 사양할 수도 있다”고 밝혀 논란을 낳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수와 고용 충격에도 불구하고 경제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5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5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최근 경제 현안을 보고받았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대외 경제 현안 및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홍 부총리는 “수출 회복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3분기에 플러스 성장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는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이는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 회복에도 총력을 기울여 코로나 방역에 이어 경제에서도 성공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수와 고용 충격에도 불구하고 경제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의 토대인 고용안전망, 양대 축인 디지털·그린 뉴딜 외에 지역균형 뉴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지역균형 뉴딜의 추진 체계와 인센티브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연내에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들과 함께한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더해 한국판 뉴딜의 기본정신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국가발전 전략으로 제시한 한국판 뉴딜을 확대·발전시키는 동시에 핵심 국정과제인 국가균형발전과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는 특별고용노동자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가 단적인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53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로 인한 불평등은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삶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시장의 새로운 불평등 구조”라며 이렇게 지적했다.

이어 “더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대책을 서둘러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감염병이 만드는 사회경제적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다가온다. 재난은 약자에게 먼저 다가오고 더욱 가혹하기 마련”이라며 “코로나 위기의 대응에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특별히 중점을 두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 위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적극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위기가 불평등 심화시키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확충 정책을 집중 추진해왔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청년특별구직지원금, 소상공인새희망자금 등을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대상을 확대하는 등 전례없는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에 따라 2분기에는 소득분위 전계층의 소득이 늘어나는 가운데 하위계층의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 경제지수가 개선되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났다”며 “아직도 크게 미흡하지만 그나마 순위가 큰폭으로 오른 것은 정부의 불평등개선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 평가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위기의 시기에 정부지원금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그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고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새 형태의 노동자들을 긴급고용지원대상으로 포함하기 시작했고, 고용보험 적용 확대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일시적 지원을 넘어서서 제도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각지대를 확실히 줄여나가기 위해 열악한 노동자들의 근로실태 점검과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면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각별히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여성노동자 비율이 특별히 높은 간병인, 방과후 교사, 아이돌보미 등 비정규 노동자들은 코로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며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 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한 정책을 점검하고 필요지원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코로나로 인한 돌봄과 교육불평등 해소도 중요한 과제”라며 “소득격차가 돌봄격차와 교육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고 정교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아동에 대한 돌봄체계를 전면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부처는 감염병 확산 시기의 아동 돌봄체계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는 계층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발달장애인의 사망 사건과 기초수급자의 고독사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전염병 확산방지에 중점을 두면서 대면 서비스가 제 때 이뤄지지 못해 일어난 일로 지적받는다. 방역을 우선하면서 보호 받아야 할 분들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면서 일어난 일들”이라며 “실태를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대책을 신속히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어려운 시기일수록 각 부처는 국민 곁으로 다가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코로나로 인한 고통의 무게가 모두에게 같지 않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든든한 정부로서 코로나로 어려움 겪는 국민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세심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경제성평가, 산업부 관여로 신뢰성 저하”..정작 타당성 여부는 판단 안해 / 백운규 고발 없이 인사자료 통보만..감사 결과에 정치권 반응 갈려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감사원은 20일 정부가 2018년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전을 계속 가동했을 때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저평가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내놨다.

조기폐쇄의 핵심 근거였던 경제성 평가 부분에서 흠결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정작 감사의 목적인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선 아무런 판단을 내놓지 않아 정치적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은 “전체적으로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는 지적은 없다”며 야당에 정치 공세 중단을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사망선고를 한 것”이라며 ‘국정농단’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이 담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타당성 논란의 핵심 쟁점인 경제성 평가와 관련해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통상자원부가 판매단가 기준을 변경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전기판매수익이 낮게 측정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가동중단 시 줄어드는 비용 역시 과다하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러면서 산업부 직원들에 대해 “경제성 평가에 관여해 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다”며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경우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내버려 뒀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감사 과정에서 이른바 ‘감사 방해’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조기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감사원은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는 감사 범위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결정의 당부(當否)는 이번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감사 결과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관련 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고, 한수원 이사들의 조기폐쇄 결정에도 배임행위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대신 백 전 장관의 감사 결과는 향후 인사자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감사원의 이같은 발표를 두고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야당이 주장해 온 배임 등의 문제는 지적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는 지적은 없었다”며 “소모적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사망 선고”라며 “탈원전을 즉각 폐기하고 감사를 방해한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시한 초과.. 우여곡절 의결까지
친여 위원과 갈등.. 총선전 의결 불발
與선 “부당성으로 방향 정해” 사퇴론
野선 “제2의 윤석열” 빗대 여당 비난
감사위 6차례나 열리며 진통 거듭

출근하는 감사원장 최재형 감사원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 감사 결과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을 점검한 감사원 감사는 법정기한(지난 2월)을 훌쩍 넘기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론이 났다. 국회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요구일부터 3개월 이내에 감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는 2개월 범위 안에서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감사원은 당초 지난해 12월까지였던 월성1호기 감사 기간을 2월까지 늘린 바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감사원이 ‘보완조사’ 결정을 내린 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감사위원회는 의결이 이뤄진 19일까지 6차례나 개최되는 등 이례적인 일이 이어졌다. 감사 사안이 워낙 복잡한 데다,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접점찾기가 그만큼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감사원은 앞서 4·15 총선 직전 감사위원회를 열고 감사보고서 의결을 시도했지만 최재형 원장과 감사위원들 간의 의견차로 의결에 실패했다. 최 원장이 ‘친여 성향’ 감사위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정치성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 원장은 당시 감사보고서를 상정했으나 의결이 불발되자 ‘재조사’를 결정하고, 담당 국장을 4개월 만에 조기 교체하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정치공세와 외압 논란에도 최 원장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실·국장 회의에서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원칙에 입각한 소신 감사를 주문했다. 최 원장은 또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하려는 청와대의 요구를 ‘코드인사’를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이 ‘조기 폐쇄는 부당했다’는 방향성을 정해 놓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이 제기됐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등에 대한 ‘강압조사’ 의혹이 나오면서 여권을 중심으로 ‘사퇴론’까지 불거졌다.그러자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최 원장을 ‘제2의 윤석열’로 빗대며 정부여당이 압박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정치적 공세에 최 원장은 중립적 입장을 보였다. 야당을 향해서는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권의) 사퇴압박은 없었다. 결론을 정해놓고 감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당에 대해서도 “감사원이 중요한 사안을 균형있게 다뤄달라는 염려의 표현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다만 최 원장은 피감기관의 비협조적 태도에 대해서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감사저항이 이렇게까지 심한 것은 처음”이라며 관련 기관의 비협조적 태도를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이 감사원의 피감 공무원들에 대한 강압적 태도를 지적하자, 최 원장은 “결과가 나오고 난 뒤 우리 스스로 직무 감찰을 하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9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의결로 청구됐다. 2018년 월성1호기가 조기폐쇄된 배경에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가 태생적으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 野 “文정부 탈원전 정책에 사형 선고” 與 “최재형 원장 정치적 편향성 문제”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20일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최재형 원장의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의원들은 이날 논평을 내고 “탈원전 정책의 상징과 같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잘못된 결정임이 감사원에 의해 밝혀졌다”며 “탈원전 정책이 사형선고를 받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 혼란과 사회적 갈등, 경제적 부담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감사원 결과 발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이철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감사원 결과 발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이어 “산업부(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이 없었다면 보수적으로 계산해보더라도 수천억원의 이익을 국민에게 돌려드릴 수 있었다”며 “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시작된 ‘국정 농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문책도 요구했다. 국민의힘 산자위원들은 “청와대가 개인 사조직이 아니라면 채희봉 당시 산업정책비서관이 혼자 탈원전을 기획하고 월성 1호기 폐쇄를 좌지우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일부 절차 미흡에 따른 기관경고와 관계자 경징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통상적인 감사에 불과한 이번 감사를 마치 에너지전환 정책의 심판대인 양 논란으로 만든 것은 최재형 감사원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 결과에서)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이 잘못됐다거나 이사들의 배임과 같은 문제는 지적되지 않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제격”이라며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원장은 (탈원전 정책에 대해)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라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지난 8월 시민사회단체가 최 원장의 무리한 감사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했는데 감사원은 관련 법규에 따라 즉시 공익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 재개해야”

20일 공개된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보고서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판 목소리를 냈다. 타당성 감사 내용이 부실하다며 탈원전 정책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선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 근거인 경제성 부족이 근거가 없음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결정을 번복하든지 해야 할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성 1호기 재가동의 실익은 크지 않은 만큼 그것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같은 실질적인 부분을 논의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꼼수와 미봉책으로 멈춰놓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이제 공명정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됐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조기폐쇄가 타당했느냐고 국회가 물었는데,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다고만 하고 결론이 없다”며 “이럴 거였으면 2월에 그냥 발표하지 8개월 동안이나 왜 감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며 “감사 방해했다고 산업부 실무자를 징계하라고 했다는데 결국 월성 1호기 관련해서는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월성 1호기에 이어 고리 2호기 등도 폐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일단 월성 1호기는 폐쇄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며 “감사원에서 이 정도의 결과가 나왔으면 고리 2호기와 월성 2호기 등도 폐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탈원전보다 탈탄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할 텐데 정치논리가 들어가면서 원전이 적폐인 것처럼 돼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김민순·이현미·이우중·이정우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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