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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평 아파트 월세 살면서 고급 수입차 굴려

세금체납자 재산 압류 (PG)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세금체납자 재산 압류 (PG)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로 2017년에 명단이 공개된 A가 주소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면서 고급 외제차를 굴리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동행복권파워볼

국세청 자체 분석 결과 A는 경기도의 고급 단독주택에 거주하면서 타인 명의로 등록된 고급 외제차를 실질적으로 소유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체납추적팀은 A의 거주지를 특정하고 그가 집에 있는 현장에 들이닥치려고 3개월간 끈질기게 잠복, 미행, 현장탐문을 벌였다.

체납추적팀은 A의 거주지 현장 수색에서 미화 1만달러 등 외화, 고가품 시계 5점, 회화 5점 등 약 1억원 상당을 압류할 수 있었다. 이후에 13억원이 추가로 징수됐다.

국세청 체납추적팀이 체납자 A의 실거주지에서 압류한 현금과 물품 [국세청 제공 = DB 및 재판매 금지]
국세청 체납추적팀이 체납자 A의 실거주지에서 압류한 현금과 물품 [국세청 제공 =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 강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변호사 B는 수입금액을 탈루한 혐의가 과세당국에 포착됐다.

국세청은 금융조회와 수차례 미행·탐문을 거쳐 B 변호사가 주소지가 아니라 성남시 분당의 88평 주상복합아파트에 월세로 살며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무실과 거주지에 동시에 들이닥친 체납추적팀은 집안 금고에 보관된 순금, 일본 골프회원권, 명의신탁 주식취득계약서, 고가 시계·핸드백 등을 찾아내 압류했다. 사무실 서재 책꽂이 뒤에 숨겨둔 현금 360만원도 수색 공무원의 ‘매의 눈’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날 현장 수색에서 현금과 물품 약 2억원 상당이 압류됐다.

탈세 변호사 B의 사무실과 자택서 압류된 현금과 물품 [국세청 제공 = DB 및 재판매 금지]
탈세 변호사 B의 사무실과 자택서 압류된 현금과 물품 [국세청 제공 = DB 및 재판매 금지]

체납자 C는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재산을 배우자 명의로 빼돌리려 했으나 과세당국에 덜미를 잡혔다.파워볼엔트리

국세청의 금융조회에서 C는 양도 대금 4억원을 41회에 걸쳐 배우자에게 이체한 사실이 드러났다.

C 일가는 지방의 고향 집으로 주소지를 옮긴 상태였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 서울의 고가 아파트에 월세로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세청은 실거주지 수색에서 찾은 현금 1억원 등 체납액 5억원 전액을 징수하고 C와 배우자는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했다.

이처럼 국세청은 올해 체납추적팀을 운영하고 강도 높은 추적조사를 벌여 8월까지 총 1조5천55억원을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징수·확보액보다 1천916억원이 많은 금액이다.

또 사해행위(고의로 재산을 줄이는 행위) 취소소송 449건을 제기하고,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290명을 고발했다.

체납자 C의 자택에서 압수된 돈다발 [국세청 제공 = DB 및 재판매 금지]
체납자 C의 자택에서 압수된 돈다발 [국세청 제공 = DB 및 재판매 금지]

tree@yna.co.kr

[서울신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대학 여학생 둘이 루프탑 파티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한 직후 동료 학생들이 놀란 학생을 진정시키고 있다.WPVI TV 동영상 캡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대학 여학생 둘이 루프탑 파티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한 직후 동료 학생들이 놀란 학생을 진정시키고 있다.WPVI TV 동영상 캡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 대학이라면 명문대로 손꼽힌다. 이 학교 루프탑(옥상)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2시쯤 파티를 즐기던 여대생 둘이 셀피를 찍다가 4개 층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다쳤다고 ABC 뉴스 굿모닝 아메리카가 4일 전했다.파워볼사이트

한 학생은 여러 부위를 심하게 다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안정적인 상태이고, 다른 학생은 다리와 발목을 다쳤다고 현지 WPVI TV는 전했다. 이웃에 사는 닐 파텔은 “친구들에게 피자를 배달하고 돌아오는 길에 앰뷸런스와 경찰 차들이 잔뜩 몰려온 것을 봤다”고 말했다. 재학생 앨리슨 바이런은 “아는 친구들이 거기 다 있었고 그걸 봤다. 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힘든 밤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건물 관리회사에 따르면 옥상에는 흉벽(胸壁)과 난간이 설치돼 있다. 거기 올라가 본 한 학생은 절대 안전한 공간이 아니며 추락 방지 시설이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아르납 조흐리란 학생은 “술에 취해 거기 올라갔다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어떤 상황이 이런 사고로 이어졌는지는 대학 경찰과 필라델피아 경찰이 함께 수사하고 있다.

이 대학에서 루프탑 옥상 중 추락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19세 신입생 알리 파우스넛이 이번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건물 루프탑 파티 도중 추락해 3개 층 아래 떨어져 사망했다.

이웃 주민들은 코로나19 감염증이 폭발적으로 재확산하는 이즈음에도 학생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다며 이번 비극적 사고가 경종을 울리길 바라고 있다. 주민 아다 뱅크스는 “철부지 아이들의 마음을 간직한 이런 어린 성인들은 정말 겁이 없다. 우리는 옥상에서 이런 일을 벌이면 안된다는 교훈을 깨우치길 바란다. 이런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날 하루에만 4만 932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감염자는 735만 9952명이 됐으며 703명이 숨져 20만 882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남양주 요양병원서 지난달까지 노인 환자 직접 돌봐
마지막 남긴 세마디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국내 최고령 현역의사' 고(故) 한원주 의사 [매그너스요양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최고령 현역의사’ 고(故) 한원주 의사 [매그너스요양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양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로 활동한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소천했다. 향년 94세.

경기 남양주 매그너스요양병원과 유족 측은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7일까지 직접 환자를 진료하던 고인은 지난달 중순께 노환이 악화해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지난달 23일 매그너스요양병원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말년을 헌신한 병원에 입원해 생의 마지막 일주일을 지내다가 영면에 들었다. 고인이 오래 생각해온 마지막 뜻이었다.

매그너스요양병원 관계자는 “모든 직원의 정신적 지주였던 원장님께서 돌아가셔서 갑자기 어깨가 다 무너진 것 같다”며 “환자분들도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하고 슬퍼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원장님께서는 마지막까지 반듯한 모습으로 모든 이들의 귀감이 되셨다”면서 “병상에서 ‘원장님’하고 불러드리면 눈을 크게 깜박이셨으며, 조용히 마지막 길을 떠나셨다”고 울먹였다.

80대 중반의 나이에 요양병원의 의사로서 도전한 고인을 직원들은 예우 차원에서 ‘원장님’이라고 불렀다.

‘사랑으로 병을 나을 수 있다’는 지론으로 환자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태도와 ‘국내 최고령 현역 여의사’라는 이력은 각종 TV프로그램에 소개돼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였던 아버지(한규상)와 독립운동가 어머니(박덕실) 사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고려대 의대 전신인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해 산부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남편과 미국으로 유학 가 내과 전문의를 딴 뒤 귀국해 개업의로 일했다. 활발하게 병원을 운영했으나 약 40년 전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병원을 정리하고 의료선교의원을 운영하며 수십년간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후 80대 중반의 나이에 요양병원의 의사로 일하기 시작해 별세 직전까지 매일 1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했다.

지난해 가을 ‘백세 현역이 어찌 꿈이랴’는 제목의 에세이집도 재출간할 만큼 왕성했으며, 별세 직전까지 노인 환자들 곁을 지키려고 애썼다.

고인이 별세 전 가족과 직원들을 향해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은 단 세 마디였다고 한다.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국내 최고령 현역의사' 고(故) 한원주 의사 [매그너스요양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최고령 현역의사’ 고(故) 한원주 의사 [매그너스요양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uki@yna.co.kr

국민에겐 “귀성자제” 해놓고

여당 대표가 봉하마을 참배

강경화 남편 해외 요트쇼핑

‘우리가 하면 뭘해도 괜찮다’

선민의식·권력에 취한 오만

문재인 정부의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아시타비·我是他非)는 선택적 자기합리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국민에게 해외여행 자제령을 내린 외교부 수장의 남편은 개인적 용무로 외유를 떠나고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국민에게 고향 방문도 자제하라던 여당의 대표는 정작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가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한참 동안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방역을 명분으로 내걸며 개천절 집회를 봉쇄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차벽’을 세운 것을 두고는 ‘재인산성’이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여권의 이 같은 행태의 배경에는 권력에 취한 오만함과 운동권 출신 특유의 선민(先民)의식에 따른 신(新)권위주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여권의 선택적 자기합리화는 결국 위선과 다름없다”며 “목적을 위해서는 과정은 어찌 됐든 상관없다는 운동권식 논리가 그대로 정권 전반에 퍼져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국민은 추석에 고향에도 가지 말라 하고서 여당 대표는 김해에 내려가 시민들과 셀카를 찍었다”며 “국민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추석 연휴 기간 곳곳에서 여권의 ‘우리는 뭘 해도 괜찮다’는 식의 행태들이 이어졌다. 방역을 내세우며 국민의 국내외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특히 추석 연휴 기간 이동을 최소화하라고 강조해온 상황에서 정작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여권에서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서모 씨의 군 특혜 의혹과 관련, 국민 정서를 정면으로 거스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온라인 추석 포스터를 제작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여권의 ‘아시타비’ 행태는 일반 국민에게는 강도 높은 조치가 잇달아 실시된 것과 대비된다. 13일부터 시행되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은 결국 국가의 방역 책임을 지나치게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광화문 광장을 경찰버스 300여 대로 둘러막은 것을 두고 “2020년 10월 3일은 광화문 광장에서 권위주의 통치를 공식화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공항 송환대기실은 지금 ①] 손 놓은 국가, 사라진 인권.. “공무직 전환해 정부가 책임져야”

[소중한, 이희훈 기자]

▲  왼쪽은 2017년 2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의 식사 배급 도중 수용 승객이 한국인 직원의 목을 가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2019년 7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한 모습이다.
ⓒ 유튜브
▲ 폭행 당하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직원 . ⓒ 소중한

위 영상엔 2017년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발생한 폭행 장면이 담겨 있다. 외국인이 한국인의 뺨을 손으로 내리친 뒤 목을 움켜쥐지만 한국인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영상은 유튜브의 한 외국 계정에 게시돼 있다. 영상을 올린 이는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에 갇혀 있으며 식사를 주지 않고 죄수처럼 취급된다. (이 때문에) 출입국 관리 직원과 끊임없이 충돌한다”라고 설명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영상 속 한국인을 지난 9월 23일 만났다. 그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심규연 과장이었다. 심 과장을 비롯한 동료 직원들은 인천공항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영상 속 모습은 일부분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이 2017년에 송환 대기중이던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대응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설명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심 과장이 일하는 송환대기실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 승객이 한국을 떠날 때까지 머무는 공간이다. 면세구역에 위치한 송환대기실은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전국 9개 공항·항만에 설치돼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승객 5만 5547명이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을 거쳐 갔다. 입국 불허 사유 대부분은 ‘입국 목적이 체류자격에 부합하지 않음(5만 557명)’이다. 승객들은 주로 4일 이내 송환이 완료(2019년 1~8월 기준 97.7%) 되는데, 소수는 장기간 머물기도 한다.폭행의 발단, 며칠을 머물러도 밥을 안준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 이희훈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 이희훈

이처럼 송환대기실은 대한민국 출입국 관리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업무의 중요도에 비해 직원들은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 과장이 폭행을 당한 과정을 되짚어보면 그 구조가 얼마나 기형적인지 알 수 있다.

우선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은 정부나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지 않는다. 여러 항공사가 연합해 만든 항공사운영위원회(AOC)의 하청 인력업체 직원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심 과장도 그 인력업체 소속이다. 때문에 직원들은 물리적으로 승객을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심 과장이 폭행을 당한 결정적 이유는 ‘밥’ 때문이었다. 송환대기실 승객의 식사비용은 승객이 탔던 여객기의 항공사에서 지불하는데, 항공사에 따라 식사 지급 여부가 천차만별이다. 1일 3식을 제공하는 항공사도 있지만 1일 2식, 1일 1식, 심지어 아예 밥을 주지 않는 항공사도 있다. 그나마 식사 단가도 10년 째 4500원이라 빵 2개와 콜라 1개가 전부다.폭행은 배식 과정에서 일어났다. 누구는 배식을 받고 누구는 굶어야 하는 민감한 상황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항공사의 한 승객이 갑작스레 빵을 집어들어 거친 실랑이가 벌어졌다. 모두가 신경이 곤두서 있던 터라 이어 다른 승객도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했고, 심 과장은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이 2017년에 송환 대기중이던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대응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이희훈

심 과장은 “내게 그런 일을 저지른 외국인은 출국하면 끝이지만, 만약 내가 그 외국인과 똑같이 대응했다면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라며 “송환대기실 직원이라고 해도 민간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길거리에서 이런 일을 당하면 경찰에 신고하든 무슨 조치를 취할 텐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그저 참담할 뿐”이라며 “직장이니 그냥 꾹 참고 일할 수밖에 없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혜진 팀장은 손에 난 흉터를 보여주며 “송환 과정에서 ○○○ 국적 승객이 손으로 긁어 생긴 상처”라고 말했다. 이어 “몸에 상처가 생기고 옷도 찢기는 일이 다반사인데, 실은 마음이 찢기는 게 가장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박동현 과장은 “송환대기실 운영의 주체가 불분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을 때 해결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다”라며 “송환대기실 운영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응급환자 생겨도 미적미적, 왜?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환자 발생 상황 . ⓒ 소중한

직원들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승객이 갑자기 구토를 하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사례는 송환대기실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다. 위 영상은 그러한 장면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응급상황에 처한 승객들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될 확률은 매우 낮다. 이 역시 송환대기실에 공적인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주종민 과장은 “언제 한 번 큰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우선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119구급대가 출동해 상황을 살핀다. 119구급대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송환대기실 직원들이 항공사에 이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를 제외하고 24시간 대기하는 곳이 드물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119구급대가 병원 이송 여부를 판단했음에도 항공사가 이를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항공사의 허락이 떨어지면 그제야 법무부를 통해 긴급상륙허가서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발급받은 이후에도 난항이 이어진다. 송환대기실 직원에겐 세관을 역으로 통과할 수 있는 출입증이 없어 시간이 또 지체되는 것이다. 119구급대와 함께 먼저 세관을 통과한 승객은 한참 뒤에 입국장에 도착한 송환대기실 직원을 만나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근무하는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 심규연 과장
ⓒ 이희훈

주종민 과장은 “송환대기실 직원 입장에선 119구급대의 판단을 존중하고 싶지만 항공사가 응급환자라고 판단하지 않으면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라며 “영상 속 환자 중 한 명도 고통 속에 밤새 구토하며 송환대기실에 있다가 고국으로 떠났다. 이보다 위험한 상황과도 자주 마주하며 더 심할 경우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이 같은 응급상황이 아니더라도 승객과 직원은 송환대기실에 머무는 내내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송환대기실의 경우 약 150평인데, 김혜진 팀장은 “(코로나19 이전엔) 대체로 100여 명, 많을 땐 200여 명이 머물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콩나물시루, 난장판, 전쟁터가 따로 없다. 맨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어떨 땐 누울 자리도 없다”라며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다들 민감하기 때문에 승객 간 몸싸움도 자주 벌어진다”라고 떠올렸다. 아래는 이러한 상황을 담은 영상이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승객 과밀 상황 . ⓒ 소중한
▲  수용된 승객으로 가득찬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의 모습.
ⓒ 제보

박영순 의원 “공항 운영 위한 필수 영역, 국가가 운영해야”

송환대기실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강제퇴거실(국내 범법행위로 체포된 외국인 수용), 조사과(출입국시 문제가 되는 승객을 조사 목적으로 수용), 난민실(송환대기실 입실 후 난민신청을 한 심사 대상자 수용) 등은 모두 법무부나 그 산하의 출입국·외국인청이 운영하고 있다.

반면 송환대기실은 실제 법무부나 인천공항공사에 매일 업무 상황을 보고하지만 운영은 항공사운영위원회가 하고 있다. 직원들은 항공사운영위원회의 하청 인력업체(프리죤)에 의해 고용돼 있다. 직원들은 고용 불안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은 물론, ‘권한은 없고 책임만 큰’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 42명 중 24명이 무급휴직 상태다. 인력업체 소속이라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 대상에도 빠져 있다. 회사는 내년 운영 인력을 10명으로 줄이겠다고 노조에 통보해 직원 32명은 해고될 처지에 놓여있다.

직원들은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송환대기실을 국가가 운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박동현 과장은 “송환대기실은 음지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라며 “국가가 송환대기실을 운영하고 직원들이 공무직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제도가 개선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송환대기실이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 이유는 출입국관리법 때문이다. 출입국관리법 제76조는 입국이 불허된 승객의 송환 의무는 물론 그 과정의 비용까지 “운수업자”가 지도록 정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박주선 의원(“운수업자에게 책임이 없을 경우 수송 비용을 제외한 송환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한다”)과 윤영일 의원(“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에게 송환대기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이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대덕)이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박 의원은 “송환대기실 업무 담당자들은 송환 대기 승객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와 소통의 어려움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라며 “송환대기실은 공항 운영을 위한 필수 영역인 만큼 국가의 책임 아래에 운영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송환대기실 업무 인력을 민간 인력업체 소속이 아닌 공무직으로 전환해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직원 인권뿐만 아니라 승객의 인권과도 직결된 문제다”라며 “이를 위해 현행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기사 이어집니다. 

▲ 직원은 뺨 맞고 승객은 발작…”전쟁터나 다름 없다” /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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